주말에 추천하고 싶은 로맨스 영화
이불 안에서 벗어나기 싫은 겨울 주말을 제대로 즐기려면 몇 가지가 필요합니다. 극세사 이불, 달달한 귤, 그리고 너무 달달한 것 말고 코미디 50%가 들어간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이 조건은 생각보다 꽤 까다롭습니다. 생각나는 영화가 제법 많기는 하지만 코미디와 진지한 사랑을 만족스럽게 왕복해 주는 영화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곧 주말이니 이불에 파묻혀서 볼 수 있는 딱 맞는 영화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지적이지만 엉뚱한 브리짓 존슨의 어설픈 연애 이야기 영화 "브리짓 존슨의 베이비"입니다. 브리짓 시리즈는 1편과 2편의 제목에 일기가 붙어 있지만, 3편에는 일기가 없이 베이비가 붙어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스포일러를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엉뚱한 브리짓은 여전하기 때문에 재미는 그대로였습니다. 물론 전편을 굳이 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굵직한 사건들과 등장하는 사람들은 수다스러운 브리짓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브리짓 존슨의 마지막 연애
브리짓 시리즈는 고 독사해서 셰퍼드에게 뜯어먹히기 싫었던 32살 여자의 생일날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장 21년 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적극적으로 살기로 다짐하면서 자신의 기록을 남기지만, 엉뚱하고 엉성한 연애 생존기가 되어버렸던 브리짓의 삽질 일기가 마침내 막을 내린 것입니다. 주 이야기는 연애지만, 정상인 척 사는 저는 영화를 보면서 결코 벌일 수 없는 삽질을 하는 브리짓에게 큰 대리만족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입만 열면 손으로 그 입을 막고 싶고, 발끝이 오그라들면서도 브리짓이 뭐라고 말할지 기대하며 응원했었습니다. 이십 대에 봤던 내가 브리짓이 일기를 쓰던 나이가 되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우리 브리짓의 연애를 마무리해 줄 마지막 남자친구라니 괜히 기대되면서 궁금했습니다. 살짝 스포일러지만 바람둥이 다니엘도 잠깐 등장합니다.
진짜 아빠를 찾아라
브리짓은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큰 뉴스의 PD로 자리 잡은 멋진 커리어 우먼으로 성공합니다. 물론 여전히 삽질의 여왕이지만, 그녀의 처음을 알기 때문에 괜히 뿌듯했습니다. 뭐, 여전히 영화의 처음은 똑같았습니다. 혼자인 생일, 남자는 없고 주체적인 삶을 즐기겠다고 브리짓은 다짐합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실현하는 엉뚱한 브리짓은 새로운 남자와 하룻밤을 보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첫 번째 아빠 후보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남자, 브리짓 연애사에 빠질 수 없는 마크가 등장합니다. 여전한 브리짓은 혼자 심하게 오해를 하며 마크와 거리를 벌리지만 결국은 다시 화해를 합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또 두 번째 아빠가 등장합니다. 브리짓 인생에 두 번째, 짜릿하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삼각관계가 진행된 것입니다. 서로 아기의 아빠가 되겠다는 남자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브리짓은 선택의 문 앞에 서게 됩니다. 브리짓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남자는 영화를 보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브리짓 시리즈의 또 하나의 매력은 곳곳에 펼쳐져 있는 재미있는 포인트일 것입니다. 로맨스 장르의 거장인 노팅힐 주인공 휴 그랜트가 여자만 보면 정신 못 차리는 바람둥이로 시리즈 내내 등장한다는 점도 천재 가수 애드 시런이 카메오로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다는 점도 재미납니다. 이런 의외의 포인트들이 로맨틱한 연애 이야기와 유머러스한 코미디를 완벽하게 조화시켜주는 거 같습니다. 잔뜩 나오는 브리짓의 삽질은 감히 사랑과 웃음을 전해주는 로맨틱 코미디의 교과서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왠지 브리짓이 출산을 했다고 그녀의 이야기가 끝났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이 아빠와 헤어지고 다른 돌싱남과의 연애를 한다던가 혼자 오해하고 아이 아빠의 불륜을 추적한다거나 극성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의 교육열을 불태우는 등 엉뚱한 브리짓이라면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출산으로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는 게 아니라, 더욱 재미있고 놀라운 4편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주말에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영화 "브리짓 존슨의 베이비"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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