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문란함과 무절제한 에이미
한 남자가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꼬마들에게 이혼을 설명합니다. 장난감 하나로 평생 사는 게 슬픈 일이듯이 한 여자와 사는 것은 괴로운 일이라고 잘못된 비유를 늘어놓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신나게 호응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열심히 호응하던 꼬마 둘은 요양원에 가게 된 아빠를 대신해 살던 집을 정리합니다. 난봉꾼인 아빠를 싫어하는 동생 킴은 물건을 버리기 바쁘고 언니 에이미는 옆에서 킴을 바쁘게 말립니다. 아빠 흉을 보는 킴과 달리 에이미는 아빠를 이해하고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에이미는 약과 술은 기본이고 매일 다른 남자들과 육체적인 관계를 즐겼습니다. 아무리 로맨스에 코미디를 첨가했다지만 그래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여주인공인데 절제 없는 행동과 그녀의 문란함은 혀를 내두르게 당황스럽습니다.
철칙을 깨버리게 만드는 남자를 만나다.
뉴욕 매거진 편집자인 그녀는 스포츠 전문 의사 에런 코너스에 대한 취재를 지시받습니다. 스포츠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승진을 위해 에이미는 에런을 찾아갔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이상한 옷을 입고 러닝머신을 뛰던 에이미는 아빠를 더 저렴한 요양원으로 옮기자는 동생의 문자를 받습니다. 그녀는 문자 때문에 복잡한 건지 달리는 게 힘겨운 건지 러닝머신을 멈추고 거칠게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녀를 걱정하는 에런에게 제대로 먹지 않아서 힘이 없다며 부실하게 먹었다며 먹었던 음식을 줄줄이 말했습니다. 듣다 보면 분명 삼시 세끼 다 챙겨서 배고플 이유가 없어 보이는 식단이었습니다. 에런은 의아하지만 에이미를 진정시키고 레스토랑으로 그녀를 데려갑니다. 다정하고 귀여운 에런이 마음에 들었는지 에이미는 습관처럼 그와 잠자리를 합니다. 육체적인 관계는 해도 외박은 절대 안 했던 그녀는 철칙을 깨버리고 그의 집에서 외박을 하게 됩니다. 에이미는 술에 취하지도 않았는데 철칙을 깨버리게 만든 에런과의 하룻밤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녀의 마음도 모르고 순진한 에런은 그녀와 사귀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돌직구를 날리는 애정 공세에 에이미는 동생에게 에런이 좋아져서 겁이 난다며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동생은 에이미에게 좋아하지도 않는 멍청이들하고만 연애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혼란스러워하는 에이미 옆에서 걱정하는 남편과 아들에게 킴은 에이미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웃으면서 설명합니다.
진지하게 변해가는 에이미
영화에서 사랑 대신 쾌락을 선택하고 난봉꾼 생활을 하는 아빠와 에이미, 그리고 아이가 있던 남자와 결혼해 안정된 생활을 하는 킴이 2:1 대결 구도처럼 비교됩니다. 에런과 사랑에 빠진 에이미에게 아빠는 다른 사람에게 늘 그랬듯이 에런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농담처럼 이야기했을 뿐인데 에이미는 킴과 닮은 모습으로, 에런과의 사랑이 진심임을 이야기하며 그를 존중해 줄 것을 진지하게 요구합니다. 아빠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왔던 에이미가 사랑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킴처럼 변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빠는 지지 않고 비아냥거립니다. 아빠의 행동에 울컥한 에이미는 "내 행복을 바라지 않냐"라며 화를 냅니다. 아빠는 "그를 너무 높게 평가하면 네가 추락한다"라며 "네가 상처받는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던 그의 대사는 그가 쾌락주의자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에이미와 말씨름하고 얼마 후 아빠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상황에 충격을 받은 에이미는 아빠를 미워했던 동생에게 비아냥거립니다. 그 모습은 부정적인 말을 하던 아빠와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동생이 아빠의 죽음으로 비싼 요양원 비용을 아끼게 된 것을 좋아할 리 없다는 건 에이미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거칠게 말을 쏟아냈습니다. 언니가 정떨어지는 말을 해도 동생은 나를 밀어내지 말라고 소리칩니다. 킴은 에이미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가족이 있는데 에이미는 뭐가 그렇게 문제인지 아빠가 돌아가신 후부터 사사건건 에런에게 예민하게 굴며 그를 힘들게 합니다.
위기의 에이미로 돌아가다.
중요한 수술을 못할 위기까지 오자, 에런은 그녀를 차분하게 설득합니다. 하지만 에이미는 자격지심을 부리면서 아빠와 똑같은 모습으로 에런에게 치어리더나 만나라는 말을 해버립니다. 에런은 에이미가 치어리더에게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실패할 일이 없는 심판자의 자리에 앉아있기 때문에 '치어리더'를 쉽게 이야기하는 거라고 덧붙입니다. 그의 말에 에이미는 쉽게 인정했습니다. 목소리를 높여 싸우지 않고 그게 나라며 오히려 에런에게 헤어지자고 말합니다. 없어지려고 했던 아빠의 모습으로 금방 돌아갔습니다. 난봉꾼으로 돌아가자마자 에이미는 광란의 밤을 보내는데 미성년자인 인턴과 잠자리를 갖는 바람에 회사에서 잘리게 되었습니다. 에런과 헤어지고 회사에서도 잘린 그녀는 그제야 자기가 잘못됨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결국 킴을 찾아갔습니다. 잘못 살았던 과거를 인정하고 킴에게 지난 일들을 사과합니다. 킴과 같은 태도로 삶을 살 수 없었기 때문에 나쁘게 행동했다고 고백합니다.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에이미를 킴과 가족들은 따듯하게 안아주었습니다.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집에 돌아온 에이미는 술과 약을 버립니다. 그리고 에런 앞에서 그토록 비난했던 치어리더 옷을 입고 치어리더들과 함께 춤을 춥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에이미는 심판의 자리에서 내려와 실패할 각오를 하고 변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노력하고 있다는 그녀의 말에 에런은 단단한 모습으로 그녀를 안아주며 키스하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처음에는 이 말도 안 되는 난봉꾼이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보는 내내 험한 말도 했습니다. 사실, 누구나 두려워하는 상황이 있고 본인이 인지 못하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생각을 못 했던 거 같습니다.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똑같은 행동을 해본 경험도 있는데 말입니다. 어색할 때 입을 주체하지 못해서 자주 말실수를 반복했는데, 사람들에게 나쁘게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분위기 못 맞추는 사람이 되기 싫었습니다. 지금은 나이를 먹은 만큼 편한 게 좋은 거라고 최소한의 인맥만 유지하는 걸로 타협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문제를 고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에이미의 치어리딩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에이미의 모습은 엽기적이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웃긴데 슬프고 욕 나오는데 우습게도 공감이 갔습니다. 그래서 유쾌하고 폭신한 솜사탕 같은 로맨스 코미디를 기대하고 보신다면 아마 실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엉망인 남자 주인공을 구원해 주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로맨스는 흔할 뿐입니다. 이 영화에서 사랑은 조미료일 뿐입니다. 주인공이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펼치는 노력과 성장 과정이 특별한 것입니다. 불안한 연인이나 가족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길 추천합니다.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가 나한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불안한 사람과 그들을 사랑하는 이들이 어떻게 문제를 극복해 나가는지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막 연인과 헤어진 사람이라면 펑펑 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너무 진지한 설명을 보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입니다. 다만 단순하게 아름답지 않아서 더 재미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로맨스 코미디 영화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를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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